축제 스토리텔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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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타협하거나 원만하게 해결하는 것을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그 안에는 '대충'이라는 개념이 내포되어 있다. 이는 최선을 다하기보다는 적당한 선에서 마무리 짓겠다는 태도를 반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부터 '적당함'을 미덕처럼 받아들이게 되었을까?
자연을 바라볼 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아름다운 경관을 보면 "그림처럼 멋진 풍경이다"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이 표현은 사건과 행위의 순서를 뒤바꾼다. 자연이 먼저 존재했고, 그 아름다움을 본뜬 것이 그림이다. 올바른 표현이라면 "멋진 풍경을 보니 그림으로 담고 싶다"일 것이다. 우리는 익숙한 표현에 길들여져 있지만, 그 본질을 따져보면 의미가 왜곡되는 경우가 많다.
창조의 과정도 비슷하다. 무언가를 새롭게 만들어낸다는 것은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다. 불편함을 인식하고, 그것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 이러한 태도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때, 비로소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탄생한다. 단순한 흥미나 유행이 아니라, 세밀한 관찰과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어야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
최근 김천에서는 김밥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지자체의 설문조사 결과, '김천' 하면 '김밥천국'이 떠오른다는 응답이 많았고, 이를 바탕으로 축제가 기획되었다고 한다. 요즘 많은 지자체들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축제를 개최하지만, 대부분의 축제는 차별화된 스토리텔링이 부족하다. 단순히 축제를 열면 사람들이 모일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특색 없는 행사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상주는 한우가 유명한 지역이다. 이곳에서는 '상주는 한우다'라는 콘셉트를 내세워, 한우 축제에서 우수한 사람에게 '상'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단순한 먹거리 축제를 넘어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창의적인 접근 방식이다. 이런 차별성이 있을 때, 축제는 단순한 이벤트를 넘어 지역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기회가 된다.
여수에서도 매년 비슷한 축제를 반복하기보다는,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어린이 이순신 선발 대회'나 '여수 딸기 모찌 축제'처럼 지금까지 시도하지 않았던 차별화된 콘텐츠를 개발하면 어떨까? 여수만의 특색을 살린 축제는 단순한 관광 유치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와 가치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충'이 아니라, 본질을 파악하고 거기에 의미를 더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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