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를 내려놓고, 나답게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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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 특히 부모님의 기대를 모두 들어줄 수는 없습니다.
그 기대들이 때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감싸여 있기에 더욱 쉽게 거절하기 어렵고, 외면하는 것이 죄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해야 할 말이 있습니다.
그 기대는 내가 반드시 짊어져야 할 삶의 짐이 아닙니다.
부모님이 바라는 모습이 있다 해도, 그것이 나에게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라면 전부 끌어안을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는 부모님의 기대를 실현하기 위해 이 세상에 온 존재가 아닙니다.
 
내가 살아야 할 삶은, 오롯이 나의 선택과 기준으로 채워나가는 나만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때때로 우리는 가장 가까운 가족의 아픔이나 부족한 모습을 보면 도와주고 싶고, 고쳐주고 싶고, 나서고 싶은 마음이 앞섭니다.
사랑하기에 참견하고, 걱정하기에 간섭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내 감정의 에너지가 소진되고, 결국 나 자신까지
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형제자매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릴 적엔 같은 공간에서 자랐고 같은 음식을 먹으며 살아왔지만, 성인이 되어 각자의
삶을 살면서 겪는 경험은 전혀 다릅니다. 사는 환경도, 만나는 사람도, 추구하는 가치도 모두 다릅니다.
그런데도 나는 여전히 “가족이니까 이해해줘야 해”, “가족이니까 도와줘야 해”라는 의무감에 사로잡힙니다.
이런 마음은 때로는 아름답지만, 때로는 나를 갉아먹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누군가를 바꾸려는 생각, 누군가의 기대를 반드시 이루어줘야 한다는 강박. 이 모든 것은 과감히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기대는 상대가 품는 것이지, 내가 짊어져야 할 운명은 아닙니다.
물론 우리가 누군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면 기쁨이 되겠지만, 그것이 나 자신을 해치면서까지 해야 할 일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타인의 기대가 부담이 되지 않으려면, 그 기대를 가볍게 털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그 기대가 내 마음에 무겁게 내려앉는다면, 그건 이미 나의 삶에 들어올 수 없는 것입니다.
부담으로 느껴지지 않을 만큼의 기대만 허락하고, 나머지는 흘려보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대상이 아무리 사랑하는 가족일지라도, 내 삶의 주도권은 여전히 내게 있어야 합니다.
부모님을 존중하고, 가족을 사랑하지만 그들과 나 사이에 건강한 경계를 세우는 것.
그것이 내가 더 자유롭게, 더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시작입니다.
 
인생 2막을 준비하며 나는 배웁니다.
가족을 사랑하되, 내 삶의 주인으로서의 나를 잊지 말자.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나는 진정한 나로 살아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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